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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포항 지진과 지표 압력에 의한 지하수 수위변화 연관성 보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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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포항 내륙 지진마다…직전에 지열발전소 '물 주입'

    JTBC 원문 |입력 2017.11.21 20:14 |수정 2017.11.21 23:38


    '물 주입량 따른 주변 진동 관측' 자료 입수

    [앵커]

    오늘(21일) 뉴스룸은 포항 지진과 관련해 단독으로 취재한 내용부터 보도해드리겠습니다.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던 지난 15일에 저희 뉴스룸에는 이진한 고려대 교수가 출연해 지진 원인 중 하나로 인근에 건설 중인 지열 발전소를 거론했습니다.

    ☞ [인터뷰] "포항 지진, 지열 발전소 건설이 영향 준 것이라 생각"(http://bit.ly/2AJlOqv)

    지열 발전소가 땅속으로 높은 압력의 물을 주입하면서 지반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후 논란이 매우 뜨거웠고 반론도 저희는 전해드렸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2016년 지열발전소가 시험 가동 이후 정부에 보고한 물 주입량과 이로 인해 생기는 주변의 진동 관측 데이터 등을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기상청이 공식 발표한 포항 내륙의 지진 현황과 비교해봤습니다. 자료를 비교해본 결과, 발전소의 시험 가동 직후부터 11월 15일 이전까지 포항 내륙에서 관측했던 지진 모두가 물 주입 직후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오늘 전해드리는 내용은 그 어떤 결론이 아닌 데이터 상에 있는 내용 그대로입니다. 선입견을 배제하기 위해서 있었던 일만 그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박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포항 지열 발전소가 지난해 1월부터 지진이 발생한 지난 15일까지 지하를 통해 물을 주입하거나 빼낸 기록입니다.

    파이프 라인 2개를 통해 지하로 들어간 물의 주입량과 회수량, 속도, 그리고 진동 관측 횟수가 하루 단위로 적혀 있습니다.

    물을 넣고 뺄 때 진동이 발생하고 지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잰 겁니다.

    취재진은 발전소가 산업통상자원부에 보고한 자료를 입수해 물을 주입한 시점과 기상청이 발표한 지진 자료를 비교해봤습니다.

    발전소가 지난해 12월15일부터 22일까지 첫번째 파이프 라인을 통해 물을 주입한 직후, 다음날인 23일 포항 북구에서 규모 2.2의 지진이 관측됐습니다.

    사흘 후인 26일 작업을 재개해 28일까지 물을 주입하자, 29일 규모 2.3의 지진이 또 다시 발생했습니다.

    이후 발전소 운영업체인 넥스지오는 4개월 가까이 물 주입을 멈췄습니다.

    물 주입은 올해 3월 중순에 재개됐고, 4월14일까지 작업을 이어가자 다음날 다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특히 이날에는 발전소에서 서쪽으로 1.5km 떨어진 지역에서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이후에도 물 주입이 계속되면서 진동이 감지됐고, 결국 9월 18일 이후에는 주입 작업을 멈췄지만 23일에도 진동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11월15일 이전까지 물 주입은 멈췄지만, 물을 빼는 작업은 이어갔던 것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기상청 공식 자료에 따르면 1978년 관측 이후 이번 지진 이전까지 포항 내륙에서 지진이 발생한 건 8차례입니다.

    이 중 절반이 발전소의 물 주입 직후 발생했고, 지역은 모두 포항 북구였습니다.

    (자료제공 : 산업통상자원부·이찬열 의원실)

    (영상디자인 : 최수진·김준수)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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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경북 등 11곳 지하수위, 포항지진 전후 이상반응
    전국 지하수관측망 분석 결과 / 비가 안 왔는데도 수위 급변 / 최대 43㎝ 오르거나 내려가 / “단층 압력·균열에 민감 반응… 지진감시용 관측망 구축 필요”

    입력 : 2017-11-27 18:57:06 수정 : 2017-11-28 07:25:37

    지난 15일 규모 5.4의 포항 지진 발생을 전후로 경북과 전남, 충남 등지에서 지하수위가 ‘이상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하수위 이상반응이란 비가 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지하수위가 오르거나 비가 왔는데 지하수위가 내려가는 등 통상적인 강수량 변화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세계일보가 27일 한국수자원공사의 국가지하수관측망 지하수위 일변동 관측자료(10월17일∼11월17일)를 우남칠 연세대 교수(지구시스템과학)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국 412개 국가지하수관측소 가운데 11개 관측소에서 지하수위가 포항 지진을 전후로 최대 43㎝까지 요동쳤다. 이상반응이 나타났지만 자료가 불충분해 지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것은 제외했다.

    경북 영덕 영해 지하수관측공의 경우 지진 발생 하루 전날인 14일 7.92m였던 수위가 다음날 8.03m로 11㎝나 상승했다. 영해관측공에서 최근 석달간 이 정도의 수위 상승이 기록된 날은 58.5㎜의 비가 내린 9월11일이 유일했다. 15일에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지하수의 수위가 높아진 것이다.




    이와 반대로 포항시 북구 신광면의 관측공에서는 한 달 넘게 75.86∼76.05m 범위 내에서 큰 변동을 보이지 않던 수위가 지진 당일 75.58m로 하루 새 28㎝나 내려갔다. 신광면은 진앙인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9㎞쯤 떨어져 있다.

    지하수위는 단층에 작용하는 압력과 균열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지진 다발국가에서는 지진 예측 연구와 피해 저감을 위해 지진 감시용 지하수관측망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식수, 생활·농업용수처럼 직접 마시고 사용하는 쪽에만 지하수 관측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더구나 수위 자료는 하루 단위로만 제공된다. 이 같은 탓에 11개 관측소에서 나타난 이상반응이 지진 전에 일어난 것인지, 지진과 동시에 혹은 그 후에 일어난 것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 교수는 “일변동 자료로는 지진처럼 순간적인 현상에 따른 수위변화를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지진 연구를 위해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제공되는 지진감시용 관측망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Read more: http://www.segye.com/newsView/201711...d455e104d11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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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층기획] 지하수 관측망, 中 1278곳·日 36곳 … 한국 1곳뿐
    우 교수팀이 지난달 양산서 첫 운영/ 기상청, 2019년까지 7곳 설치 목표/ 지진 예측 성공, 1975년 중국이 유일

    입력 : 2017-11-27 18:57:12 수정 : 2017-11-27 22:07:40


    지하수위 연구는 ‘신의 영역’이라 불리는 지진 예측에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지진 발생이 잦은 국가에서는 수십년 전부터 지진 감시를 위한 전용 지하수관측망을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27일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연구소의 이현아 박사에 따르면 중국은 1966년 중력, 지구전자기, 지하수 관측자료로 지진 전조 현상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해 1968년부터 주요 활성단층을 따라 지하수관측소를 설치해왔다.

    우남칠 연세대 교수가 연구실에서 모니터로 지하수위 변동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재 중국지진국(CEA) 산하 지진네트워크센터에서 관리하는 지하수위 관측시설은 무려 1278개소로 집계되고 있다. 베이징, 톈진, 탕산, 장자커우 등 인구가 밀집된 도시를 중심으로 설치돼 있으며 1분 간격으로 관측된다. 지진감시용 수온, 라돈 관측시설도 각각 296개소, 284개소나 된다.

    일본도 1970년대 중반부터 이 같은 연구를 시작해 현재 36곳에 지진 관련 지하수위 관측소를 운영 중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대표적인 지진 다발지인 캘리포니아주 파크필드 지역 내에 8개의 지하수위 관측정을 운영하고 있다. UC버클리대도 자체적으로 지하수 관측시설을 설치해 10∼15분 간격으로 관측하지만 경우에 따라 간격을 1초까지 좁힐 수 있도록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우남칠 연세대 교수 연구팀이 기상청 과제로 양산시에 설치한 관측소가 1호다. 기상청 사업은 2019년까지 진행되며 그때까지 총 7개의 관측망을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아직 지하수위로 지진 발생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지하수위 변화 없이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지하 수위와 수질, 라돈 농도 변동 등의 전조현상으로 지진 예측에 성공한 것은 전 세계에서 1975년 중국 하이청 대지진(규모 7.5)이 유일하다.

    윤지로 기자

    Read more: http://www.segye.com/newsView/201711...574d2d871fbf5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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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열발전소…포항지진 진범인가, 누명 쓴 마녀인가

    한겨레 원문 |입력 2017.12.04 07:03 |수정 2017.12.04 12:36

    [한겨레] [미래&과학]

    의심 부르는 정황들

    물 주입·배출과정서 땅속에 압력

    발전소 위치도 진앙서 600m 거리

    주입기간에 미소지진 63차례 발생

    규모 2.0 이상 10회…최대 3.1까지

    지진 상관성 ‘갑론을박’

    “지진 규모 비해 물 주입량 적고

    직전 두 달은 중단…상관성 낮아”

    “10년후 먼 거리까지 영향 줄 수도

    단층 응력에 방아쇠 구실 가능성”




    미국지질조사국(USGS)과 콜로라도대 공동연구팀은 2014년 7월과 2015년 6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오클라호마 유전지대의 유발지진’에 관한 논문을 잇따라 실었다. 앞의 논문은 유전지대의 대형 폐수저류조 80여 곳 가운데 4곳이 미 중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전체 지진 20%의 원인이며, 폐수저류조에서 30㎞나 떨어진 곳에서도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연구에서는 유발지진이 일어나는 범위가 5㎞를 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또한 유압이 미치는 영역이 계속 확장돼 큰 단층을 만날 경우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논문은 지적하고 있다. 두번째 논문은 한달에 30만배럴(약 3만5천㎥)의 물을 주입하는 곳에서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유발지진을 일으키기 쉽다는 사실을 밝히고 있다. 이곳에는 계면활성제를 주입해 추출하고 남은 땅속 석유를 회수하는 석유회수증진법에 의한 저류조뿐만 아니라 석유와 개스를 추출하면서 발생한 폐염수를 저장하는 저류조가 존재한다. 연구팀은 유발지진을 일으킨 시추공의 66%가 석유회수증진용이었지만 폐염수저류조가 일으키는 지진의 규모가 1.5배 크다고 보고했다.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송리에 건설중인 국채 최초의 지열발전소.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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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모 3.0 이상의 지진이 한해 한두차례 일어나던 오클라호마 유전지대에서 2009년부터 지진이 급증하기 시작해 2011년 규모 4.7, 규모 5.7의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원인을 분석하는 논문들이어서 당시 지질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 15일 발생한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때문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이 논문이 다시 관심을 끌었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지난달 24일 한국지질학회 등이 연 ‘긴급포럼’에서 “유발지진은 공학적 공사를 통해 사람들이 일으키는 지진을 말한다. 유체를 주입해 지진이 일어나는 원인은 단층대에 물이 유입돼 유압이 늘어나면서 마찰력이 약해지는 경우와 간접적으로 중력 부하에 영향을 줘 응력에 변화를 일으키는 경우로 나눠볼 수 있지만 많은 경우 복합적으로 일어난다”고 말했다.

    미국 중부 오클라호마에서 2011년 11월6일 발생한 규모 5.6 지진으로 주택 담벼락이 무너졌다. 미국지질조사국(USGS)는 이 지진이 인근 윌제타노스평원에서 폐수를 지하저류조에 주입해서 유발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지질조사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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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공저류층지열시스템(EGS)은 지열발전의 미래다”

    포항지진의 여진은 잦아들고 있지만 지진이 과연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다른 지역의 지열발전은 계속 추진해도 될지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논란의 핵심인 포항지열발전소는 2010년 12월 시작된 신재생에너지개발사업의 하나로, 2012년 여름부터 시추를 시작했다. 지열발전이란 땅속에 존재하거나 인공적으로 만든 뜨거운 물을 끌어올린 뒤 그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을 통칭한다. 지상에서 물은 100도에서 끓지만 땅속에서는 150~180도까지 상승해도 물로 존재한다. 지열은 지구가 생성될 때 저장된 열에 지각을 구성하는 암석에 포함된 방사성 동위원소가 붕괴하면서 생성되는 열이 더해져 만들어진다. 지열은 온천·지역난방처럼 직접 이용하기도 하고 전기로 변환하는 지열발전처럼 간접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또 지하 100m 정도 내려가면 연중 16~18도가 유지되는 성질을 이용해 건물의 냉난방에 이용하는 지열 열펌프로도 많이 쓰인다. 정부세종청사의 지열 열펌프는 20MW 이상을 공급해 냉난방 부하의 38%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지열발전은 태양광 발전이나 풍력발전과 달리 날씨 영향에 상관없이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어 기저부하를 담당할 재생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다. 16~17세기 수백m 지하까지 광산 개발이 이뤄지면서 땅속 깊이 내려갈수록 온도가 올라간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18세기 들어 온도계가 등장해서야 정확한 온도가 측정됐다. 지열을 에너지원으로 이용하게 된 것은 19세기초 이탈리아 라데렐로 지역의 붕소 생산공장이 처음으로 알러져 있다. 이곳에서는 철제 보일러에 붕소가 섞인 지열수를 넣고 나무를 때서 증발시켜 붕소를 얻었는데, 땔감나무가 줄어들자 지열수를 이용했다. 1904년에 이르러서는 이곳에서 지열증기로 발전을 하는 지열발전이 최초로 시도됐으며 1942년께는 128메가와트(MW)를 생산할 정도로 상업적으로 성공했다.

    ‘21세기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정책 네트워크’(REN21)가 발간하는 ‘2017년 세계 재생에너지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말 현재 세계에서 가동중인 지열발전량은 원전 13기에 해당하는 13.5기가와트(GW)에 이른다. 지열발전이 가장 많은 국가는 미국으로 발전용량이 3.6기가와트(GW)이다. 필리핀(1.9GW), 인도네시아(1.6GW), 뉴질랜드(1.0GW), 멕시코(0.9GW), 이탈리아(0.8GW), 터키(0.8GW), 아이슬란드(0.7GW), 케냐(0.6GW), 일본(0.5GW) 등이 주요 지열발전 국가로 꼽힌다. 지난해 지열발전량이 가장 크게 성장한 국가는 인도네시아(46%), 터키(44%), 케냐(6%), 멕시코(6%) 등이다. 하지만 지열발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에서 2%(국제에너지기구 ‘2017년 재생에너지보고서’)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아직 미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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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열발전 개발에서 지진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지열발전을 세우기에 가장 좋은 곳은 화산지대이다. 땅속에서 이미 180도로 뜨거워진 증기를 뽑아올려 터빈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보다 온도가 낮은 열수라도 물보다 끓는 점이 낮은 냉매를 이용해 증기를 발생시켜 터빈을 돌리는 ‘바이너리’ 발전방식을 이용하기도 한다. 지열발전은 특성상 90% 이상이 화산지대에 설치돼 있다. 송윤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전략기술연구본부장은 “최근에는 지열발전의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려 인공으로 지열 저류층을 만들어 발전하는 ‘인공저류층지열시스템’(EGS)이 등장했다. 지열발전 분야에서는 ‘이지에스’를 지열발전의 미래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독일·프랑스·미국 등지에서는 상용화에 접어들고 있다. 포항지열발전소도 ‘이지에스’ 방식이다. 시추공(주입정)을 지하 4~5㎞까지 뚫어 물을 주입해 압력을 가하면 물이 땅속의 갈라진 틈을 따라 흘러가 물이 데워진다. 이를 다른 시추공(생산정)을 뚫어 뽑아올려 발전을 하는 시스템이 이지에스다. 포항의 경우 현재 4.3㎞까지 8.5인치(21.6㎝) 시추공을 500여m 간격으로 2개 뚫었다.

    시추공에는 지난해 1월29일부터 올해 9월18일까지 1만3천여㎥의 물이 주입됐다. 하루 가장 많은 물이 주입된 때는 2016년 12월18~19일로, 이틀 동안 1763㎥이 주입됐다. 또 3월4일부터는 시추공을 통해 물을 뽑아올리기 시작해 모두 5841㎥의 물을 배출했다. 포항지진이 일어난 11월15일에는 물이 지하에 6957㎥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지열발전소에서 물을 넣고 빼내는 과정에 땅속에 압력이 전달돼 지진을 일으키는 응력처럼 작용하게 된다. 실제로 이 기간에 포항 지열발전소에서 모두 63차례의 미소지진이 측정됐다. 이 가운데는 2.0 이상의 지진도 10회 발생했고, 4월15일에는 규모 3.1의 비교적 큰 지진이 일어나기도 했다.

    하루라도 물 주입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따로 구분하면 모두 12차례에 걸쳐 물 주입이 이뤄졌는데, 공교롭게도 기상청 지진 집계에 잡힌 규모 2.0 이상 4건의 지진은 물 주입이 끝난 다음날 일어났다. 지난해 12월15~22일 3681㎥의 물이 주입된 다음날인 23일 규모 2.2의 지진이 발생했으며, 다시 12월26~28일 226㎥의 물을 주입한 다음날인 29일 규모 2.3의 지진이 관측됐다. 올해 4월6~14일 1621㎥의 물을 주입한 다음날인 15일에도 규모 3.1과 규모 2.0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장찬동 충남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열발전할 때 지진이 나는 것은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지진 규모를 높이지 않도록 컨트롤하면서 개발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지질 전문가도 “세계 지열발전소의 95%가 파쇄대에 시추공을 뚫는다. 화산암 등 갈라진 데를 뚫어야 물이 고여 있게 된다. 포항지열발전도 파쇄대 지대가 있다는 것을 조사한 상태에서 개발한 것이다. 다만 그곳이 활성단층이라는 것은 이번 지진이 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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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 주입량 너무 작다” vs “유압 오랫동안 멀리까지 영향”

    일부 학자들은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의 유발지진이라고 보기에는 물 주입량과 속도가 너무 작다고 지적한다. 강태섭 부경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암석이 저항에 얼마나 버틸지를 조사한 연구 결과를 보면 포항지진 규모 5.4에 해당하는 모멘트를 양산하기 위해서는 수백만톤의 물이 주입돼야 한다. 포항의 경우 수만톤의 물 주입이 큰 지진을 일으켰을지 의문이다. 조구조 운동에 의해 잘 준비된 단층이 움직이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스트레일리아에서도 2003년 지열발전 개발과정에 몇주일 동안 2만7천여회의 미소지진이 발생했지만 3건만이 규모 3대였다. 물을 주입해 압력으로 암석을 파쇄하는 작업을 중단해 유압이 제거되자 유발지진도 격감했다. 특히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유발지진에 의한 에너지가 같은 규모의 자연지진에 비해 작다고 보고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연구자들은 물 주입 속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 (지진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결론을 논문에 실었다. 2015년 아이슬란드 지질조사국이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서 열린 학회에서 발표한 연구논문도 “지열발전단지의 발전소 9곳에서 물을 주입했을 때 일어난 유발지진이 규모 2.0을 넘는 것이 없고 대부분 판 경계에 위치한 곳에서 발생했다”고 보고하고 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지진의 빈도수와 규모관계를 보여주는 비(b)값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값이 1이면 규모 4가 10번 일어나면 규모 5가 1번 일어난다는 것을 말한다. 포항의 경우 물 주입에 따른 지진이 규모 2가 3번, 규모 3이 1번 일어났는데 규모 5가 발생한 것이어서 (유발지진으로는) 설명이 잘 안된다”고 했다. 홍 교수는 “오클라호마 유전지대는 폐수를 지하에 가둬 압력이 배출되지 않는 지중저장방식이다. 오클라호마의 규모 5.6 지진은 엄청나게 많은 물이 수년 동안 지중에 있었던 상황에서 발생했다. 반면 포항 지열발전소는 주입과 배출이 동반되는 시스템으로 압력이 조절될 수 있다. 지열발전에서는 유발지진이 규모 1 안팎의 작은 지진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준기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도 “지진파를 발생시키는 현상들을 힘의 조합으로 나타내는 모멘트텐서를 분석해보면 포항지진은 일반적인 지진과 달리 복잡한 단층면에서 발생한 지진일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고압 유체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또 지열발전소의 마지막 물 주입이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두달 전인 9월18일이었다는 점에서 물 주입에 따른 압력이 유지됐을지도 의문으로 제기된다. 민기복 서울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스위스 바젤에서 2006년 지열발전을 추진하다 규모 2.6 지진이 발생하자 물 주입을 멈춘 뒤 5시간 만에 규모 3.4의 지진이 잇따랐다. 이전에 이미 수백개의 미소지진이 난 상태였다. 포항의 경우 물 주입이 끝난 지 두달 만에 지진이 일어난 것도, 포항지진의 전진이 규모 2.3이었는데 이전에 이미 규모 3.1의 지진이 났었다는 것도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지질조사국이 ‘유발지진’에 대해 설명해 놓은 누리집 자료를 보면, 유발지진은 물을 주입한 지점에서 10마일(16㎞) 떨어진 곳에서 유발지진이 발생하기도 하고, 주입한 지점보다 훨씬 깊은 곳에서 지진이 일어나기도 한다. 또 지질조사국은 시뮬레이션 연구를 통해 10년 뒤 유압이 훨씬 먼 지점(24㎞)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진한 교수는 “10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 부근에서 발생한 규모 7.5의 지진도 유발지진일 수 있다고 분석한 논문이 최근 발표됐다. (물의 주입이) 마치 포항지진의 원인이라는 것으로 오해하는데, 해당 지역의 판들이 움직이며 쌓인 응력이 작용하고 있는 사이에 조금 더 건드려주는 트리거(방아쇠) 구실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몇가지 데이터가 있으면 과학적 모델을 만든다. 하지만 과학적 모델이 최종 평결이 아니다. 다른 사실이 제기되면 수정하기도 하고 맞지 않으면 폐기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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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항지진으로 모든 지열발전 연구·개발 중단돼서는 안돼”

    포항지진으로 다른 지열발전 사업들이 중단된 데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지질학자들은 거대 토목공사 이전에 철저한 지질조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진한 교수는 “지열발전 개발이 포항지진의 원인으로 작용했는지 일이주 만에 결론을 낼 수는 없는 문제다. 애초 사이트 선정이 잘못된 것이다. 지표가 아닌 지하 단층을 찾기는 상당히 어렵다. 드릴링을 하거나 지구물리탐사를 해야 얇은 단층을 찾나낼 수 있는데, 그동안 거대 토목공사를 하면서 지질조사를 요식행위로 해온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포항의 사례만으로 울릉도 지중 열수저장 탐사 작업이 중단된 것은 성급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예전 화산지대인 울릉도는 지열이 높아 땅속에 양질의 지열수 자원이 부존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돼 시험시추를 해보려는 단계였다. 이름을 밝히기를 원하지 않은 한 전문가는 “스위스 바젤에서는 3년의 조사 끝에 더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결론을 내고 사업을 포기했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다른 지역의 지열발전 개발을 멈추지는 않았다. 포항지진으로 모든 지열발전 연구·개발을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근영 선임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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